여름이 끝나고, 시장 물가도 비싸고, 뭘 먹지? 하는 고민 중에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눈길을 끄는 것이 있어 즉시 주문하여 배달받았습니다. 이름하여 '모든 장'입니다. 상품명이지만 "내 돈 내산"이며 그 단어가 일반명사이므로 그대로 쓰겠습니다. 간장 게장을 찾는 중에 이것은 꽃게, 전복, 새우, 소라가 다 들어있다고 하니 1거 4 득이라고 좋아하며 취득했습니다.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그리고 기대보다 재미있게 먹은 것 같아서 소개합니다.
1. 모든 장 속의 꽃게
꽃게는 다른 게들과 다르게 마지막 다리가 납작하게 변하여 헤엄을 빠르게 치고 다니는 특별한 종이라 합니다. 그래서 영어로는 swimming crabs라고 한다지요. 우리말로는 익혔을 때 색이 고와서 꽃게라 한다는데 꼬챙이 곶(串) 자에서 변한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잘 안 먹는 수산물로 알려져 어부들이 처리에 애를 먹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으로 수출길을 모색하여 해결하기도 한답니다. 우리는 다양한 조리법으로 누구나 즐기는 상위 기호식품인데도 중국어선들의 불법 싹쓸이 조업으로 비싼 값으로 사 먹어야 하는데 말입니다.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제철이 아니면 시장과 마트에 거의 수입산 게들이 꽃게로 팔린다고 합니다. 물론 종은 우리나라 꽃게와 비슷한 것 이랍니다.
2. 전복
우리 몸이 쇠약해졌을 때 흔히 전복죽을 떠올리며 최고의 보양식이며 맛도 일품인 식품으로 귀한 해산물로 취급하였으나 대량 양식에 성공하면서 자주 식탁에 오르게 되어 누구나 쉽게 즐기게 되었습니다. 별명이 '바다의 황제'라고 불리던 전복은 유명세만큼 이름도 다양하여 복어, 석결명, 구공라(9개의 구멍이 이 있는 조개)라고 여러 가지가 있으며 순우리말로는 귀처럼 생긴 조개라 하여 '귀조개'라고 한답니다. 또한 전복은 조개는 아니고 복족류에 속하여 달팽이, 소라, 고등 들과 비슷한 생물이랍니다. 전복을 요리할 때 주부들이 다른 조개에는 없는 치설이란 것을 떼어 내는데 이것도 복족류의 특징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전복의 종류는 세 가지 정도인데 각기 먹는 방법이 달라 서 소개합니다,
참전복:한중일 공통으로 많이 잡히는 종류로 깊은 곳 이살며 가장 크게 자랍니다.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익혀서 먹을 때 가장 촉촉하고 쫄깃하며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까막전복(둥근 전복):주로 얕은 곳에서 잡히며 파도에 단련되어 육질이 단단합니다. 그래서 절대로 익혀먹으면 안 됩니다. 더욱 딱딱하게 굳어서 먹기 힘들고 맛도 없으나, 얇게 썰어 회로 먹으면 일품이 됩니다.
말전복(시볼트전복):껍질이 얇은 것으로 육질이 너무 부드러워서 회로는 잘 안 먹으며 구워 먹거나 스테이크용으로 쓰입니다.
3. 새우
동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사랑받는 해산물입니다. 바다에서도 다른 생물들의 하위 식생에 속해서 잡아 먹히는 종인 데 우리 사람들도 담백하고 쫄깃하며 탱글탱글 거리고 진한 단맛을 즐기기 위해 안달합니다. 새우를 살 때는 활새우가 가장 좋지만 냉동새우가 더 많이 유통되어 있어서 이것을 선택할 때는 머리를 잘라내고 얼린 것이 안전합니다. 새우의 내장에 있는 소화효소가 새우가 죽으면 새우살을 녹이기 때문입니다. 머리와 내장의 기호성이 높아서 아쉽다면 잡자마자 급속냉동시킨 것을 찾으면 됩니다. 새우는 다양한 요리법이 발달되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지만 새우장은 그중에서도 독특한 식감으로 즐기는데 게장만큼은 흔하지 않습니다. 새우를 요리하려면 우선 손질이 필요한데 그 요령을 적어봅니다
삶은 새우
새우머리 쪽에서 두 번 째와 세번 째 사이 마디를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벌립니다.그 사이가 벌어지면 먼저 머리껍데기를 제거하고 남은 꼬리를 잡고 당기면 속살만 쏙 빠집니다.
생새우
먼저 생새우의 허리를 반대로 두번 꺾어 줄다음 가위로 머리를 자릅니다. 다음에는 가위로 배를 가르고 꼬리의 갈라진 양쪽 부분을 자른 뒤 속살을 뽑아냅니다.
4. 소라
인류에게 있어서 소라는 아주 오래전부터 친숙한 생물인데 특히 악기로 많이 표현되고 바다의 낭만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아주 친근합니다. 바닷속 해조류를 먹고사는 연체동물로 우리나라 일부에서는 '꾸쟁이'또는 '꾸적 살고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생물은 비교적 얕은 바다에서 사는데 야행성이기 때문에 낮에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회로 먹거나 삶아서 초무침이나 숙회로 먹고 해물탕의 주재료로 넣기도 합니다. 해변에서 석쇠에 구워 먹는 탁월한 맛은 설명이 어려운 정도입니다. 소라를 먹기 위해 손질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소라의 내장에는 침샘이 있는데 이것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서 준비해야 합니다. 침샘에 '테트라 민'이라는 독소가 있어서 복통이나 어지럼증을 일으키고 어떤 경우는 사망에 이르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오래된 경우 내장이 먼저 상하기 때문에 내장을 제거하고 먹어야 한답니다.
맺음말
장(醬:젓갈 장) 은 보관기간을 늘리기 위해 발전된 선조들 지혜의 산물인데 그 맛이 훨씬 증가하여 새로운 음식으로 탄생한 것처럼 색다르게 변한 것입니다. 그리고 소금과 함께 삭혀지면서 소화력 높아진 발효식이 된 것입니다. 조선말 실학자인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식해와 함께 장에 관하여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게장에, 전복장, 새우장, 소라장이 한꺼번에 들어 있는 종합장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